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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벗삼아…새소리 염불삼아<대전일보 2005-08-22>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5/08/22 조회수 9657

산을 벗삼아…새소리 염불삼아
[대전일보 2005.08.22 03:00:19]
‘동녘에 이글거리며 떠오르는 붉은 태양은 / 천마의 기상으로 좌청룡으로 변하였고 / 저녁햇살 노을 속에 / 흰 호랑이 넘나드니 우백호가 되었구나….’
매일같이 계룡산에 오르는 한 스님의 자작시 ‘계룡에 올라서서’의 한 구절이다. 이 시인은 걸어 다니는 일명 뚜벅이 스님. 산행을 화두로 삼은 이 수행자는 바로 대전 보문산 삼문사 주지인 경천 스님이다.

금강대학 총무처장이기도 한 그는 부주지로 있는 유성 광수사에서 충남 논산 상월면 금강대학으로 매일 조석 출퇴근길을 계룡산 등반으로 대신한다.

제집인 양 넘나드는 계룡산은 높이가 845m인데다 동학사에서 산 너머 신원사까지 성인걸음으로 뛰듯 걸어도 2시간 이상 소요되는 가파른 길이다.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눈 오면 눈 오는 대로 다 맞으며 산행하지요. 허리춤에 싸가지고 간 곡차 한잔과 김치 한 종지면 한기도 거뜬히 이겨냅니다. 처음 시작할 때 힘들어서 그렇지, 한번 오르고 나면 그 맛을 못 잊어 또 산을 찾게 되죠. 허허허….”
나무를 도반 삼아, 새소리를 염불삼아 나 홀로 산행하는 데 도사가 다 됐다. 종단에서 제공하는 그 편한 자가용을 제쳐두고 굳이 출퇴근길을 산으로 넘나드는 속사정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에서 주지로 일할 때 위암진단을 받게 된 것. 당시에는 커피같은 기호품을 일체 가까이하지 않던 때라 충격이 더 컸다.

낙심하던 차에 북한산 마니아인 신도를 따라 처음 등산을 맛본 후 서울생활 8년 동안 북한산 인수봉만 70회, 봉우리면 봉우리 골짜기면 골짜기를 온통 헤집고 다녔다. 이후 전국 사찰을 돌며 주변 모든 산은 눈 감고 다닐 정도로 누비고 다녔다.

대전으로 온 지는 5개월. 그 사이에 계룡산을 100회 가까이 왕복했다.

“위암진단을 받았지만 산행을 시작하면서 오기도 생기고 욕심도 버리게 됐습니다. 이제는 산행을 심신수련과 참선으로 여기며 수행합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가기 싫어 꾀 날 때도 많죠.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지 힘들다고 여기면 못갑니다. 험해진 입도 부질없는 욕망도 산에 가면 모두 정화되는게 묘미입니다. 산의 좋은 정기를 받게 되는 게지요.”
그는 잠깐의 산행여유에서 벗어나자마자 대학업무와 절 두 곳의 법회 및 행정일로 가득 찬 일상을 향해 총총 걸음을 재촉했다.<朴鄭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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