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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사 방문기 둘째날(불교의 이해 수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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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05/06/07 | 조회수 9910 |
< 구인사 방문수업 둘째 날 >
소백산 구인사의 새벽 3시. 벌써 많은 신도님들이 새벽예불에 가시려고 서두르신다. 소백산의 새벽하늘이 매우 청명하다. 별들이 더 밝게 빛난다. 잠이 덜 깼지만, 청량한 새벽공기가 머리를 맑게 한다. 많은 학생들은 아예 잠을 자지 않은 듯 하다. 아주 생생해 보였다. 새벽 예불은 몸과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대법당은 한 치의 발도 더 디딜 수 없게 꽉 찼다. 코끝이 찡하는 감동이 밀려오는 새벽이었다. 예불을 마치고 구인사 소개 및 스님들의 수행에 관한 비디오를 시청했다. 계획에 잡혀있던 불교특강은 와선으로 대치했다. 평소부터 일찍 일어나서 움직였는지 배가 많이 고팠다. 아침 6시에 아침 공양. 평상시엔 꿈나라에 있을 시간이다. 이 시간에 무얼 먹는다는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그러나 왜 이리도 밥이 맛이 있는지 식판을 싹싹 긁어 허기진 배를 채웠다. 구인사는 우리를 굶주린 아귀로 만들려나? 하하하.
짧은 휴식을 마친 후 우리 모두는 종정 큰스님을 삼보당에서 뵐 수 있었다. 큰스님께서는 우리 금강대학교 학생들에게 교시를 내려주셨다. 아주 간단명료한 말씀이었지만 우리 모두가 늘 가슴에 새겨야 할 내용이었다. 잊을 수 없는 말씀이었다. 금강대학교의 학생됨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신도님들의 우리 금강대학교 학생들을 향한 시선은 사뭇 달랐다. 기특하게, 각별하게, 대견하게 그리고 부럽게 바라보시는 것이다. 천태종의 모든 스님들과 신도님들의 꿈나무가 바로 우리 금강인들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왠지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그 많은 분들의 정성이 모이고 또 모여서 이루어진 금강대학교! 그 학교가 영원할 수 있도록 기도하였다. 우리 모두 열심히 하리라! 우리는 정성껏 절을 하였다. 불교신자든 아니든 우리는 모두 감사의 절을 정성을 다해서 올렸다. 부처님! 이렇게 많은 정성으로 이루어진 금강대학교와 그 학교에서 일하고 배우고 가르치시는 모든 분들이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사람들이 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우리의 머리 속에 아직도 남아있는 그 관음주송의 잔향이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듯하였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금강인입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금강인이 되겠습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2대 종정스님의 적멸궁을 참배하였다.
앞 쪽으로 확 트인 경관이 너무나 수려했다. 스님들의 땀으로 일구어 놓으신 밭들을 보면서 참 정결하고 잘 정리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화단에는 갖가지 꽃들로 가득했다. 이곳이 바로 주경하는 곳이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전통. 천태종의 스님들로부터는 스스로 섬김을 받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을 섬기시려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참다운 종교인의 자세가 아닐까? 세상의 어느 종교인보다도 소박하고 진실한 천태종 스님! 그들은 이곳 농장에서 손이 발이 되도록 일한다. 그들은 이글거리는 태양빛에 얼굴이 까맣게 타도록 일한다. 일이 곧 수행이라는 진리를 몸으로 실천한다. 말이 필요 없다. 묵묵히 일한다. 일을 하는 스님들, 그들이 바로 천태종 스님이다.
금강대학교의 학생임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우리도 이글이글 열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저 농장에서 흙손으로 일하시는 스님들 못지않게 공부해야 한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혹시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공짜로 금강대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아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우리는 그 많은 분들의 꿈나무이다. 열심히 잘 자라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몫이다.
이런 저런 감동을 가슴에 품고 학교로 돌아오는 길은 벅찼다. 우리가 선택한 학교, 금강대학교! 다이아몬드 유니버시티! 금강석처럼 영원히 빛나는 우리의 모교 앞에 우리는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태어나야 한다.
이번 구인사 방문을 통해 마음의 평온함을 되찾고, 내가 소속된 금강대학교의 참모습을 찾고 이를 되새길 수 있는 매우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우리 학교에 대한 자긍심과 종단에 대한 진정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 모두가 더욱 학문 정진에 노력해서 정말 세계적인 인재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인사가 있는 소백산 쪽을 향하여 옷깃을 여미고 감사의 삼배를 깊이 고개숙여 올린다.
꾸벅꾸벅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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